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통과에 따른 스테이블코인과 전세계에서 추진중인 CBDC와의 관계 분석

미국 정부가 2025년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를 통과시킴에 따라, 글로벌 디지털 통화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GENIUS Act는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가격이 고정된 민간 디지털자산)을 제도권으로 포용하기 위한 포괄적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법안입니다. 

이 법안과 동시에 2025년 1월 미 행정부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사실상 배제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의 국제적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전 세계 각국의 통화 정책과 디지털 화폐 전략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 GENIUS Act 통과 이후 전 세계 주요국 및 신흥국의 CBDC 추진 현황과 향후 전략 변화를 살펴보고, 스테이블코인과 CBDC의 관계를 정책적, 기술적, 금융시장 및 통화주권측면에서 분석합니다. 또한 단기적인 정책 조정뿐 아니라 중장기 전략 방향까지 조망합니다.

미국 스테이블 코인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의 탄생 배경과 주요 내용, 쟁점 사항,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진행 절차 등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 문서를 참고 바랍니다.



지니어스 법안 통과에 따른 스테이블코인과 전세계에서 추진중인 CBDC와의 관계 분석


전 세계 CBDC 추진 현황과 GENIUS Act의 영향

글로벌 CBDC 추진 현황

현재 세계 130여 개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검토하거나 개발 중이며, 이는 전 세계 GDP의 98%를 차지하는 국가들입니다. 특히 66개 국가는 이미 개발, 시범운용 또는 출시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주요 현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식 발행

바하마(샌드달러), 나이지리아(e나이라), 자메이카(Jam-Dex) 등 3개국이 소매용 CBDC를 정식 출시하여 유통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자국 내 소매 결제망에 CBDC 활용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나이지리아와 바하마에서는 CBDC 유통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시범 운영

약 44개 프로젝트가 CBDC 파일럿을 진행 중이며, 여기에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e-CNY)와 유럽연합의 디지털 유로시범사업 등이 포함됩니다. 모든 G20 국가가 현재 CBDC를 모색하고 있고, 그 중 13개국(브라질, 일본, 인도, 호주, 러시아, 터키 등)은 이미 파일럿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는 17개 지역에서 시험 운영되며 2024년까지 누적 7조 위안(약 986억 달러)에 달하는 거래를 처리하는 등 세계 최대 규모의 CBDC 파일럿으로 성장했습니다.

개발 및 연구

영국, 캐나다, 유럽연합(EU), 인도 등 다수의 국가들은 아직 정식 출시는 하지 않은 채 개념 연구나 기술 개발, 제한적인 테스트 단계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유로 도입을 위한 법제 패키지를 제안했으나, 유럽의회 등 입법부에서 아직 승인되지 않아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중입니다. 영국도 “디지털 파운드” 발행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법안이 추진되지는 않았습니다.

신흥국 및 지역 동향

모든 원년 BRICS 국가(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는 현재 CBDC 파일럿 단계에 있으며,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 결제 시스템구축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와 중국은 무역에서 달러 사용을 줄이기 위해 디지털 루블과 디지털 위안의 활용을 추구하고, 걸프 및 아시아 일부 국가는 지역 간 도매 CBDC프로젝트(mBridge 등)를 통해 국경간 결제망을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나이지리아의 경우 세계 최초의 아프리카 CBDC인 e나이라를 도입했으나, 현지 국민들은 안정적인 가치 저장수단으로 여전히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선호하는 경향도 보여 CBDC 채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달러화”현상의 한 예입니다).

GENIUS Act와 미국의 영향

미국의 정책 변화는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25년 1월 발표된 미 행정명령은 “미국은 CBDC를 발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대신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미국이 디지털 통화 시대에도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도록 전략을 선회했습니다. 

이 행정명령과 GENIUS Act 입법 추진은 전 세계 중앙은행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미 연준(Fed) 의장 제롬 파월조차 2026년 임기 종료 전에는 디지털 달러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하여, 미 정부·의회·중앙은행 모두가 한 목소리로 CBDC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스테이블코인 육성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2025년 5월 미 하원은 연준의 소매 CBDC 발행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입법적으로도 CBDC를 봉쇄하려 했습니다. GENIUS Act는 이러한 기조 하에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연방 라이선스 제도와 지급준비자산 요건 등 규율을 마련함으로써, 사실상 민간 주도의 디지털달러 전략을 공식화한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 대한 파급 효과

미국의 이 같은 결정은 타 국가들의 CBDC 추진에 엇갈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는 미국이 CBDC 대신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택한 것을 보고 CBDC 개발 속도를 늦추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발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CBDC 도입을 오히려 가속화하는 사례도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유럽중앙은행(ECB)측은 미국의 새 디지털 통화 전략에 대응하여 도매 CBDC(wCBDC)개발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ECB는 기존 결제망(Target2)을 분산원장(DLT) 플랫폼과 연결하는 “동기화 플랫폼”을 2025년 말까지 구축하고, 이후 실시간 원장 기반의 원초적 원자결제(Atomic Settlement)시스템으로 이행하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가속은 미국의 행보에 대한 대응 조치라는 것이 ECB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반면, 인도나 중국등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미국발 스테이블코인에 굳이 공식 규제를 마련해 정당성을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민간 디지털달러의 자국 시장 침투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자국 통화 체계를 잠식할 우려(달러화로의 재편)를 갖고 있어, 오히려 자국 통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또는 CBDC 도입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컨대 GENIUS Act 이후 미국이 공적 디지털달러(CBDC)대신 민간 디지털달러(스테이블코인)전략을 취함에 따라, 각국은 자국 통화주권을 지키면서도 디지털화되는 국제 통화질서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과 CBDC의 관계 (경쟁 vs 보완)

스테이블코인과 CBDC의 관계는 각국의 정책 기조에 따라 경쟁적으로도, 보완적으로도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입장은 극명히 갈립니다. 

미국은 앞서 언급한 대로 “CBDC보다 민간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안정을 도모하고 달러 패권을 지키는 데 유리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직후 이러한 방향이 분명해졌고, 실제로 “스테이블코인 확대 채택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미 의회의 시각이 공식 표출되었습니다. 

미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역시 “명확한 규율만 갖춰진다면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의 지위를 전파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즉 미국은 공공 부문이 CBDC를 직접 발행하지 않는 대신, 민간이 발행하는 달러표시 코인을 엄격히 규제하여 마치 디지털 형태의 달러처럼 활용토록 하는 전략을 채택한 것입니다. 

이는 달러화의 국제 사용을 방해할 수 있는 다른 나라의 CBDC 부상이나 대안 네트워크(예: 중국 주도의 mBridge 프로젝트 등)에 대응하여, 시장 주도 혁신을 통해 달러의 통화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정책적 계산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미국과 정반대의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유럽 정책입안자들은 디지털 유로와 디지털 파운드같은 공적 CBDC야말로 금융안정을 확보하고 통화주권을 지키는 수단이라고 강조합니다. 

반면 암호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은 규제가 없다면 금융안정을 해칠 위험요인으로 간주됩니다. ECB는 디지털 유로를 통해 유럽 결제망의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예: 비자, 마스터카드 등 미국계 결제망 대안) 유로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이려 합니다. 또한 민간 혁신도 활용하여 유로화 표시 토큰화 예금등 상업은행이 참여하는 형태의 디지털화도 함께 실험 중입니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유럽은 자국 통화로 표시되지 않은 (특히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유럽 금융시스템에 광범위하게 퍼질 경우 통화영토 내 외화자산화(결제의 외화 종속) 위험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국내 대중이 외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자산을 보유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해 해외 스테이블코인과의 상호운용성 제한, 달러 스테이블코인 사용에 경제적 불이익 부과등의 방어적 전략까지 거론됩니다. 

실제 조치로 EU는 2024년 발효된 암호자산 규제법안 MiCA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은행 수준의 엄격한 요건(고액의 자기자본, 1:1 완전준비금 등)을 적용하였습니다. 이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는 유럽 시장에서의 영업을 포기하고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EU 당국은 이렇게 시간을 벌어 디지털 유로 또는 유로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충분히 보급될 때까지 외국산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을 통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그 밖의 국가들의 정책 스펙트럼

경쟁 관계로 인식

중국은 대표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법정 통화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합니다.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CBDC)를 국가가 독점 발행하는 유일한 합법적 디지털통화로 밀어붙이는 한편, 민간 암호화폐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을 사실상 금지해버렸습니다. 이는 위안화 국제화 전략과 자본유출 통제라는 맥락에서, CBDC와 민간코인이 경쟁 관계에 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인도역시 엄격한 암호화폐 규제로 잘 알려져 있는데, 루피화 CBDC를 시험 중인 인도 중앙은행은 국내 결제체계에서 외국인 발행 암호자산이 영향력을 갖지 못하도록 차단하려 합니다. 

이러한 국가들은 CBDC 도입 = 스테이블코인 배제라는 제로섬 관점을 보이는 편입니다.

보완 및 병행 전략

이에 반해 일본, 영국, 싱가포르등은 비교적 유연하게 접근합니다. 

일본은 아직 CBDC(디지털 엔)를 발행하지 않은 대신, 2023년에 민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합법화하여 자국 금융기관들이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규제를 정비했습니다. 

영국도 2023년 금융서비스법 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공식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등 관련 규제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디지털 파운드도입 여부를 검토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CBDC를 연구하면서도 한편으로 USDC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민간 디지털자산을 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가들은 스테이블코인과 CBDC를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혁신은 민간이 주도하되 정부는 신뢰성 담보 역할을 맡는 모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공생 모델 제안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공공-민간 협력 모델”을 통해 CBDC와 스테이블코인의 장점을 결합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예컨대 중앙은행이 직접 소매 CBDC를 공급하기보다, 상업은행이나 승인된 지급업자에게 중앙은행 예치금에 접근할 권한을 주고 이를 100% 준비금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발행하게 하면 (일명 합성 CBDC모델), 중앙은행 돈이 민간 채널을 통해 유통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미국 GENIUS Act 논의 과정에서도 “은행 등에 한해 연준 계좌를 통해 준비금을 보유하게 하고, 이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토록 하자”는 방안이 거론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동일한 안정성을 갖게 되어, 공적 화폐와 사적 화폐의 구분이 유명무실해질수 있습니다. 다만 비은행 기관까지 중앙은행 계좌 접근을 허용할 경우, 기존 은행권 예금이 대거 이탈하는 등 금융중개 체계에 충격을 줄 우려가 있어 각국 중앙은행이 신중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책적으로 스테이블코인 vs CBDC의 관계 설정은 그 나라의 금융시스템 구조, 통화국제화 목표, 규제 철학에 따라 결정되고 있으며, 경쟁적으로 배타적 관계로 보는 시각과, 적절히 역할을 분담하는 보완재로 보는 시각이 공존합니다.

스테이블코인과 CBDC의 상호운용성

CBDC와 스테이블코인은 기술적 기반에서 차이가 있지만, 상호운용성 확보 노력과 인프라 공유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발행 및 인프라 차이

중앙은행들이 도입하는 CBDC는 각국 사정에 맞게 독자적 플랫폼위에서 구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 디지털위안은 인민은행이 허가한 기관만 참여하는 프라이빗 네트워크에서 운영되고, 나이지리아 e나이라는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의 폐쇄형 시스템을 활용합니다. 반면, 민간 스테이블코인은 이더리움, 트론등 퍼블릭 블록체인위에서 주로 발행되어 전 세계 어디서나 지갑만 있으면 이용 가능한 구조입니다. 

이러한 인프라 차이로 인해 현 단계에서는 CBDC와 스테이블코인이 동일한 네트워크를 공유하거나 직접적으로 호환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술적으로는 둘 다 디지털 토큰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API 연계나 브릿지(교량) 솔루션을 통해 상호 전환이나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국제 표준 및 협력 프로젝트

전 세계 중앙은행과 국제기구들은 상호운용성 표준마련을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국제결제은행(BIS)과 여러 중앙은행들은 “단일 통합 원장(unified ledger)”개념을 제시하며, 중앙은행 디지털자산과 민간 디지털자산이 공동 네트워크에서 거래될 수 있는 규제망(RLN: Regulated Liability Network)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홍콩금융관리국(HKMA)의 프로젝트 이넴블(Ensemble)이나 BIS 혁신허브의 프로젝트 아고라(Agora)는 중앙은행, 상업은행, 결제사업자등이 동일한 DLT 기반 플랫폼에 참여해 토큰을 주고받는 실험들입니다. 이런 시스템을 여러 나라 간에 연결하면, 각국 CBDC와 안정적 스테이블코인들이 국경을 넘어 원활히 교환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됩니다. 

그러나 규제 관할이 다른 여러 국가의 중앙은행 자산과 민간자산을 하나로 묶는것은 법·기술적으로 난제가 많아, 크로스보더 상호운용 시스템 구축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기존 결제망과의 연계

완전히 새로운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것 외에, 기존 중앙은행 결제시스템과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연결하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이 추진 중인 “동기화 플랫폼”이 그 한 예입니다. 이 플랫폼은 유로 시스템의 기존 결제망인 Target2와 분산원장 시스템을 연결하여, 일정 시간마다 상호 거래내역을 동기화해주는 중개 브릿지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완전한 CBDC가 도입되기 전에 은행들이 토큰화된 자산결제를 시도할 수 있게 하고, 나중에 CBDC가 등장하더라도 시장 혼란을 줄이며 이행하도록 돕습니다. 

한편 미국 연준은 2023년 출시한 FedNow실시간 결제망 등을 통해 민간 디지털달러 비즈니스와 간접적으로 연결될 기반을 마련해 두었고,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연준 계좌를 보유하게 될 경우 이러한 기존 인프라를 통해 CBDC 없이도 중앙은행<->스테이블코인 연계가 구현될 수 있습니다.

사례

토큰화 예금과 스테이블코인 연계

프랑스 중앙은행은 2023년 말 국채와 주식 거래를 분산원장상에서 정산하는 실험에 성공했는데, 이때 중앙은행이 아닌 민간은행들이 유로화 토큰(토큰화 예금)을 발행하여 결제에 사용했습니다. 이는 CBDC 없이도 상업은행이 발행한 규제된 토큰으로 금융거래 결제가 가능함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유럽 당국은 이러한 토큰화 예금과 미래의 디지털유로 CBDC가 같은 네트워크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CBDC와 스테이블코인의 경계가 기술적으로 허물어질 가능성도 열어둔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의 CBDC 네트워크 편입 가능성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CBDC 인프라를 민간에 개방하는 구상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카리브 중앙은행(ECCB)은 자국 CBDC인 DCash를 민간 핀테크와 연결하는 API를 제공하여, 지역 상점에서 USDC(미 달러 스테이블코인)를 받으면 즉시 DCash로 환전해 주는 파일럿을 검토한 바 있습니다 (개념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CBDC 시스템에 흡수하여 통용시키는 모델). 

이렇듯 기술적으로 CBDC 플랫폼이 오픈 API를 통해 스테이블코인과 교신하거나, 반대로 스테이블코인 플랫폼에서 CBDC를 토큰으로 호환하는 방식 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다만 각국 규제와 표준 미비로 아직 상용화된 사례는 드물지만, 이러한 상호운용 기술 개발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입니다.

금융시장 및 통화주권 측면에서의 상호작용

스테이블코인과 CBDC의 부상은 금융시장 구조와 통화주권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두 형태의 디지털 화폐는 국제 통화질서와 자본 흐름, 그리고 통화정책 권한측면에서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달러화 패권과 기축통화 경쟁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의 대부분(약 99% 이상)이 미 달러에 연동된 코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디지털 금융에서 미국 통화 인프라의 지배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의 폭발적 성장은 한편으로 달러화 수요를 간접적으로 떠받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2025년 초 기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액은 약 2,2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2023~2025년간 두 자릿수의 연평균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될 경우, 최근 수년간 진행되어온 탈달러화(de-dollarization)추세를 역전시킬 잠재력도 있다고 평가합니다. 실제로 미 의회와 연준 일부 인사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세계적 채택이 달러 기축 지위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GENIUS Act 등 법안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으로 미 재무부 채권등을 의무 보유하게 함으로써, 대규모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미국 국채에 대한 지속적 수요를 만들어주는 부수 효과도 노리고 있습니다. 

요컨대 스테이블코인은 미국의 금융패권을 새 방식으로 떠받치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미국이 CBDC 대신 이를 택한 것은 통화패권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반면, 중국·러시아 등 비서방 진영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달러 쏠림 현상을 우려하며 CBDC를 통한 탈달러 블록형성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달러 바깥의 다극화된 국제 금융시스템 구축을 주장하면서, 자국 디지털 루블과 중국 디지털 위안을 비롯한 비달러 CBDC 네트워크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은 자국 CBDC로 거래할 수 있는 양자 또는 다자간 결제 루트를 모색 중이고, 여기에 홍콩, UAE, 태국등이 참여한 다국적 도매 CBDC 실험인 mBridge 프로젝트가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나 BIS(국제결제은행) 총재는 “BIS 플랫폼은 제재 대상국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2024년 BIS가 mBridge 협력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는 미 달러 주도의 국제금융망에서 이탈하려는 CBDC 연합 움직임에 대해 국제기구 차원에서도 제약을 가하는 모습으로, CBDC를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이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통화주권 및 금융안정

개별 국가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과 CBDC는 자국 통화주권에 미치는 영향이 상반될 수 있습니다. 

소규모 개방경제나 신흥국의 경우, 달러화 또는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유통이 늘어나면 자국 통화의 유통을 대체하는 “디지털 달러화”현상이 가속될 우려가 있습니다. 

예컨대,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는 몇몇 개발도상국에서는 국민들이 자국 통화로 자산을 보유하기보다 USDT, USDC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저장해두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이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통화정책 전달력 약화와 자본유출 통로 확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국가들은 자국 CBDC 발행을 통해 공식 디지털 법화의 매력을 높이거나, 최소한 외국 스테이블코인에 엄격한 통제를 가하여 통화주권을 지키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스테이블코인이 규제 없이 난립할 경우 금융안정성에도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럽중앙은행 등은 “규제되지 않은 스테이블코인은 마치 19세기 미국의 은행권 남발시대처럼 부분지급준비 ‘와일드캣 머니’의 난립과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런 우려 때문에 각국은 스테이블코인에 엄격한 1:1 준비금과 유동성 요건등을 부과하여 항상 현금처럼 행동하도록 만들려는 것입니다. 

GENIUS Act역시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처럼 취급되어 항상 명목가치로 즉시 현금화될 수 있도록 규제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적 화폐의 단일성(singleness of money)을 해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성공한다면 공공(CBDC)과 민간(스테이블코인) 화폐의 경계가 일반인에겐 의미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금융중개와 시장 구조

스테이블코인과 CBDC의 확산은 은행 등 전통 금융중개기관의 역할 변화도 가져옵니다. 

소매 CBDC가 도입되면 국민들이 중앙은행에 직접 계좌를 트게 되어 시중은행 예금이 줄고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실제로 현재까지 발행된 대부분의 CBDC는 “간접발행(중개형)”방식으로, 은행 등 기존 기관이 CBDC를 유통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초기엔 기술 기업들이 발행하여 은행권과 무관하게 퍼졌지만, 앞으로는 은행들이 직접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입니다. 

2025년 미국의 JPMorgan, BoA, Citi, Wells Fargo 등 4대 은행이 연합하여 공동 스테이블코인 발행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은 상징적 변화입니다. 이는 그간 암호자산에 거리를 두던 대형은행들이 규제 명확화에 맞춰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제도권 금융이 스테이블코인 영역을 흡수해가는 양상입니다. 이렇게 되면 민간 스테이블코인도 결국 은행을 통해 공급되고 관리되므로, CBDC 간접발행 모델과 다를 바 없는 구조로 수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느 경로를 택하든 일반 국민은 디지털 형태의 안전한 화폐를 얻고, 중앙은행은 금융안정을, 상업은행은 사업기회를 확보하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 각국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제 송금과 결제망

스테이블코인과 CBDC는 국제결제 시장에서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국경 간 송금에서 기존 방식보다 저렴하고 빠른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는 아시아의 해외송금 수단으로 상당한 규모가 사용되고 있으며, 중개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실시간에 가까운 거래가 가능해 일부 지역에서는 전통 송금망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자금 이동을 탈중개화하는 한편, 자금세탁이나 제재 회피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도 높입니다. 

반면, CBDC는 중앙은행들이 기존 금융망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여러 CBDC를 상호연결하는 다자간 네트워크(mCBDC)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24시간 운영되는 신속한 국가 간 결제를 구현하려 합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 지정학적 이유로 모든 국가가 하나의 국제 CBDC망에 참여하기는 어려워, 당분간 블록화된 다수의 CBDC 교환망이 병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컨대 서방국가들은 CBDC를 활용한 국제 송금을 위해 별도 협의체(예: Project Agorá, 미 연준 및 6개 선진 중앙은행 참여)를 진행하고 있고, 중국과 파트너국들은 mBridge처럼 별도 네트워크를 추진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간 스테이블코인은 오히려 중립적으로 어느 나라에서나 통용될 수 있어, 공적망들 사이의 보완재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즉, 장차 국제결제는 CBDC 간 직접 교환망 +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교차 사용형태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단기 정책 조정 및 중장기 전략 변화

단기적 변화

GENIUS Act 통과와 2025년 미국 정책 전환에 대응하여, 각국은 단기적으로 여러 정책 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연내 GENIUS Act를 최종 입법화하고, 금융당국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라이선스 제도를 마련하여 규모 있는 스테이블코인들을 공식화폐화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에 발맞춰 미국의 주요 은행들과 기술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여, 은행 연합형 스테이블코인이나 결제사업자 주도 스테이블코인 출시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2025년 말~2026년 초 디지털 유로 출시 여부 결정을 목표로 입법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ECB는 2025년 내 디지털 유로 파일럿을 개시하기 위해 소비자용 지갑 앱 개발, 오프라인 결제, 스마트컨트랙트 기능 등 다양한 유스케이스(use case)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동시에 MiCA 규제를 시행하여, EU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허가를 받고 충분한 준비금을 갖추도록 하는 시장질서 정비에 들어갔습니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 유럽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위축되었으나, 이는 공식 디지털유로 출시 이전의 과도기적 조치로 이해됩니다. 

중국은 2025년까지 디지털 위안화의 국내 보급을 한층 확대하면서,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통해 위안화 CBDC 국제사용 시범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홍콩과 연계한 대만구역(大湾区) 교차경계 결제에서 e-CNY 활용을 시도하고, 중동 일부 국가와도 CBDC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디지털 위안화의 범세계화를 준비 중입니다. 

한편, 여러 신흥국들도 단기적으로 CBDC 파일럿 성과를 평가해 정식 출시 여부를 결정하려 하고, 일부는 미국의 선택을 참고하여 “CBDC 대신 규제된 스테이블코인 허용”쪽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홍콩은 e-HKD 도입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는 가운데, 미달러 및 홍콩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법 테두리 안에 들이는 방안을 병행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장기 전략 변화

향후 수년간 스테이블코인과 CBDC를 둘러싼 전략은 다음과 같은 방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2025년 GENIUS Act 시행 이후에도 당분간 연준은 소매용 CBDC 발행을 검토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민간 주도 디지털달러 체제가 중기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다만 도매 영역에서는 연준이 다른 중앙은행들과 함께 새로운 결제망(예: Project Agorá)실험에 참여하고 있어, 기관 간 결제에서는 토큰화된 중앙은행 예금(일종의 도매 CBDC)발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는 행정명령이 금지한 ‘CBDC’라는 용어를 피하면서도 기술 혁신을 수용하는 절충안으로, 연준이 훗날 “토큰화된 연준예치금”형태로 금융기관에 디지털 달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편 2028년경까지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은행권이 주도하는 형태로 재편되고, 규제 내에서 달러화 국제공급 인프라로 확고히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굳이 소매 CBDC 없이도 달러 패권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차기 행정부나 연준 수뇌부의 철학에 따라 장기적으로 정책이 다시 선회할 여지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유럽

중기적으로 EU는 디지털 유로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며, 시기로는 2026~2027년경이 예상됩니다. 

유럽은 향후 디지털 유로를 출시하더라도 현금과 공존시키고, 민간 은행들이 유통을 담당하도록 하여 금융안정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또한 규제된 유로화 스테이블코인의 병행 사용도 허용하되, 이들이 디지털 유로와 1:1 전환성을 갖도록 유도함으로써 유럽 통화영역 내에서는 유로화 단일 통화체계를 디지털 시대에도 유지하려 할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전략이 성공하면, 유럽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든 CBDC든 모두 동일한 유로 가치를 갖고 자유롭게 전환 가능한 “디지털 유로화” 생태계가 구축될 전망입니다. 

다만 유럽의 디지털 화폐 전략은 미국과 달리 국제적 통화지위 확대도 겨냥하고 있어서, 장기적으로 유로화 CBDC의 국제 사용을 어떻게 늘릴지가 과제가 됩니다. 이를 위해 EU는 개발도상국에 유로화 CBDC 기술을 공유하거나, 유로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해외 유통을 장려하는 등의 전략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및 비서방권

중국은 2030년까지 디지털 위안화를 전국적으로 보급하고, 일부 우방국과의 무역에서 활용함으로써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할 것입니다. 중국의 통화주권 전략은 철저히 CBDC 중심이며, 스테이블코인은 허용 범위가 극히 제한적일 것입니다. 

러시아, 이란 등도 자체 CBDC를 통한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상호 CBDC 연동에 나설 수 있습니다. 

예컨대 브릭스(BRICS) 국가들은 최근 공통결제통화 논의를 하는데, 이는 단일 CBDC라기보다 여러 국가 CBDC의 연합체 또는 명목계좌 단위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패권 전략에 대응하여, CBDC를 통한 비달러 블록을 형성하는 중장기 연대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타 신흥국

개발도상국들은 중장기적으로 CBDC 도입률이 크게 높아질 전망입니다. 

Atlantic Council에 따르면 현재 파일럿 중인 국가 다수가 향후 3~5년에 정식 CBDC를 출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금융포용을 중시하는 나라(예: 인도, 필리핀 등)는 모바일 기반 CBDC로 금융 접근성을 높이려 하고, 달러 의존이 심한 나라(예: 아르헨티나 등)는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승인하여 비공식 달러화 억제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국제기구(예: IMF)도 저개발국에 CBDC 기술 지원을 확대하고 있어, 현금 인프라 부족국에서 곧바로 디지털화폐로 점프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입니다.

규제 협력과 표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차원에서 디지털 통화에 대한 국제 규범도 정립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 현재 각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달라서 규제차익(arbitrage)우려가 있지만, 향후 G20 금융안정위원회(FSB)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공통 규제원칙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컨대 준비자산 투명성, 소비자 보호, 상호운용 표준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스테이블코인이 어느 국가에서나 비슷한 요건 하에 운영되고 당국의 관리 하에 놓일 수 있습니다. CBDC에 대해서도 BIS 표준이나 ISO 국제표준(예: ISO 20022 기반 메시지)등이 확산되어, 서로 다른 CBDC 시스템 간 메시지 호환이 용이해질 전망입니다. 

이러한 표준화는 결과적으로 CBDC와 규제된 스테이블코인의 경계를 더욱 허물고, 디지털 화폐들의 혼합 생태계를 구성하는 바탕이 될 것입니다.

종합정리

미국의 GENIUS Act를 계기로 촉발된 새로운 통화 질서 경쟁은 민간 vs 중앙은행, 달러 vs 비달러라는 두 축을 따라 전개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각국은 저마다 유불리를 따져 정책을 미세 조정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자국 경제와 안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디지털 통화 전략을 정립해갈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과 CBDC는 때로 경쟁하고 때로 보완하며, 향후 몇 년간 전례 없는 빠르기로 진화하는 금융혁신 속에서 공존의 방향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얼마나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그 나라 통화의 위상과 금융산업의 경쟁력도 크게 좌우될 것입니다. 

이번 GENIUS Act로 촉발된 국제 논의는 결국 디지털 시대의 금권(金融權) 경쟁이며, 이에 슬기롭게 대응하는 것이 각국의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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